11월 16일...
저희 부부의 결혼기념일 8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사랑스런 3살짜리 딸이 함께하게 되었지요.
이름만 떠 올려도 그냥 가슴시린...엄마...
마침 친정엄마의 65세의 생신이 다가오는 11월 25일 이기도 하셨습니다.
올해는 집안에 좋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여 결혼기념일이라든지 이런 저런 행사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겠지...하는데 우리 신랑.
“장모님 모시고 우리 가족과 함께 여행 한 번 갔다 오자” 하는 겁니다.
강원도 하면 저희는 바다밖에 몰랐고 의례히 그랬던 것처럼 동해바다를 찾아보다가
엄마가 산도 좋다 하시길래 평창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답니다.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펜션이란 펜션은 다 찾아보았고 내부구조며 욕실, 외부전경과
아이가 맘놓고 놀만한 놀이시설등 무엇보다도 이용후기와 숙박가격을 비교하며 간추려서
마지막 결정한 곳 ‘숲속의 요정’.
사진으로만 바라보는데도 밀려드는 그 행복감이라니 ^^*
바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설레었습니다.
참 많이도 준비했나봅니다.
우리가족꺼 친정 엄마꺼 음식과 옷가지들.
사전예약을 했어야했는데 예약현황판에 남은 곳들이 넉넉해서 가서 졸라보기로 했습니다^^
화곡동에서 달리고 달려 도착까지 약 4시간 정도 되었을까요.
마지막 단풍이 바래고 있었고 국도를 타고 가는데 한적하며 여유로운 시골풍경에
시름이 싸악 사라지더랬습니다.
‘숲속의 요정’에 도착.
와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각 테마별로 지어진 펜션, 넓은 포장도로를 사이로 예쁜 집들이 나란히 마주보는, 정말
이국적이고 마치 그림엽서에 나옴직한 너무너무 근사한 ‘숲속의 요정’.
바로 관리실로 찾아가 객실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데스크의 언니께서 조금은 귀찮으셨을텐데 1동부터 2동을 거쳐 친절하게도 각 객실의 구조를 보여주시며 설명을 잘해주셨습니다. (나중에 그분의 성함을 알게 되었네요...배정은 팀장님 이셨습니다^^ 감사해요...)
그리하여 106동 103호에 짐을 풀게 되었답니다^^
저는 음식을 준비하고 신랑은 고기를 굽고 (각 데크에 바비큐 시설이 다 있는데 저희꺼
준비해왔다고 하니까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해요.)
엄마랑 딸은 월풀 욕조에서 그 좋다는 평창물로 얼었던 몸을 녹이시고 장난치시는데
달리 행복이 멀지않은 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맛난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야외 데크에 나가 각 건물을 두르고 있는 화려한 조명을
바라보며 또 다시 맥주 한 캔!!!
캬~!!!
그 병풍처럼 수놓아진 어둠의 산 속이 그토록 이나 낭만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안내데스크로 가서 여쭤봤습니다.
건물 전체 소등이 언제쯤 되는지.
밤 12시면 건물 외벽의 등이 일괄적으로 꺼진다고 했습니다.
기다렸습니다.
시간 때우기에는 고스톱만한 것이 없지요^^*
울신랑이랑 엄마랑 저랑 고고고
이윽고 밤12시.
조명들이 다 꺼졌습니다.
갑자기 캄캄해졌습니다.
우리 신랑 밖으로 나가자고 합니다.
날도 추운데 ㅠㅠ
옷이란 옷은 다 껴입고 밖을 나서자 신랑이 하늘을 보라 합니다.
밤하늘...
우와아~~
하늘에 저렇게나 많은 별들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천 개의 별들이 쏟아져 내릴 듯 했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까요.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그 엄청난 광경을...
울엄마 막걸리 한 잔 따라놓고 기도했습니다.
우리 집안 잘되게 해달라고......
모처럼 만에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튿날 떠나는 것이 아쉬워 아침 일찍 산책도 할 겸 1동부터 쭈~욱 둘러보았습니다.
텀블링도 한 번 더 타보고 염소랑 토끼도 보고 사진도 찍고.
눈에 밟혀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그 날 결심했습니다.
기회가 되어 무료숙박권을 받게 된다면 그 땐 이틀을 묵고 딸아이와 눈썰매장에서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노라고.
올겨울 저희 가족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숲속의 요정‘.
감사하다는 인사로 배팀장님께 문자를 보냈더니
저희를 기억하고 문자 메시지를 다정하게 남겨주셨던 배팀장님.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강원도 평창으로의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숲속의 요정‘을
가보시라고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숲속의 요정‘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없는 평창 ‘숲속의 요정’에서 여전히 그 날과 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음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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