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2월 우리가족 첫 여행을 시작 했습니다.
당연히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에 자리 잡은 숲속의 요정으로의 출발입니다^^*
숲속의 요정에서 작년에 오픈한 키즈룸!!!
항상 매번 갈 때마다 일반룸을 이용하다 처음으로 딸아이를 위해 키즈룸을 예약했어요.
저학년 미만의 꼬마 공주, 왕자님들을 위한 12평형의 원룸인데 저희처럼 아이가 혼자
있는 집은 더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정말 강추에요.
물론 아이가 둘, 셋 있어도 좋은 공간이구요^^혼자 어찌나 잘 노는지 아주 탁월한
선택이였네요.^^
키즈룸은 정말 말 그대로 “아이를 위한 방”입니다.
아이들 장난감에, 그릇, 욕실화, 치약, 변기통, 내부 인테리어 등등.....
여행을 계획하며 딸아이에게 약간의 언질을 주었더니 사뭇 다르게 기대도 하며 들뜬
기분으로 출발할 수 있었지요.
여행의 묘미는 이것저것 준비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목록에 꼼꼼하게 빠진 것 없나 체크하며 비로소 되었다싶을 때 안도하는 기분과
우리 가족이 즐거워할 생각만으로도 현실에서의 힐링이 되기도 하니까요.
항상 고속도로만 이용하다 이번에는 국도를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거리는 비슷한데 제한속도와 차량 병목구간을 감안하자면 1시간 정도 차이를
보이며 그러나 영상기온 때문에 쉬엄쉬엄 둘러보고 다니기에는 국도가 확실히 볼거리가
더 많네요.
덤으로 통행료도 아낄 수 있었구요^^*
숲속의 요정으로 진입하기 전에 휴대폰으로 날아든 한 통의 메시지.
두 갈래의 진입로가 있는데 포장도로를 이용하라는 내용이었고 친절한 안내를 따라
무사히 숲속의 요정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눈이 정말 정말 많이 내렸던가 봅니다.
언뜻 보기에도 수십 센티는 되어 보이는데 숲속의 요정 관리하시는 분들 눈 치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관리동에서 반가운 얼굴을 뵈었습니다.
배정은 팀장님의 반가운 인사, 친절한 안내와 하루 동안 머무를 수 있는
룸키를 건네주셨지요. (3~4년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배팀장님이 저희를 안내해
주셨는데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해요. 이분 참 친절하시고, 꼼꼼하세요.)
관리동 앞에는 몇 해 전부터 함께한 마스코트 엘프와 폴리가 있습니다.
맬러뮤트 종으로 새끼였을 때도 컷는데 지금은 듬직하고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했고 얼굴을 아는 녀석들이라 알게 모르게 반갑기까지 합니다.
갈비를 굽고 남는 뼈와 고기는 어김없이 이 녀석들의 차지가 되고는 하지요.
딸아이가 빠짐없이 챙겨주곤 했었거든요.
303동 102호 현판에 제 이름이 있네요.
사진 한 장 남겨봅니다.
아빠와 짐을 부지런히 나르고 딸아이는 방에 들어서자 와~!!! 하고 탄성을 지르며
키즈룸에 준비된 여러 가지의 다양한 인형과 장난감, 소꿉놀이에 정신이 팔려
정리가 다 끝나는 동안까지도 꿈쩍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오늘 처음 발견했습니다.
진작 이런 기회를 마련해줄걸 하면서 얇은 후회와 새로운 다짐을 하는 엄마가
되어봅니다.
사실 아빠는 계획이 따로 있었습니다.
강원도 어디쯤엔가 있다는 일명 ‘말굽버섯’을 딴다며 벼르고 있었고 딸아이와 제가
눈썰매를 타고 있을 동안 산을 타기로 했지요.
약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 눈썰매를 딸아이와 신나게 타고 있는데 터덜터덜 아빠가
내려오더니 눈이 거의 무릎까지 빠져서 산은 오르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다
두릅나무만 어디어디에 있는지 확인했다며 꽃피는 봄을 기다리겠노라 합니다^^*
아빠와 함께 눈밭에서 뒹굴고 눈싸움하고 눈썰매를 타며 신나는 시간이었답니다.
다시 느끼는 거지만 숲속의 요정 눈썰매장은 정말 장난 아닙니다.
자연설로 만들어졌고 경사도 제법 되며 길이는 백 수십여 미터는 되어 보입니다.
서울은 영상 기온인데 숲속의 요정은 고도가 높은 지대여서인지 내린 눈의 양도 많고
내린 눈은 잘 녹지 않아 눈썰매장은 3월까지도 끄떡없을 것 같아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방학을 해서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한 많은 가족들이
함께 했기에 저마다 신나는 비명소리를 들어가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렸답니다.
숲속의 요정 공원에 새로운 장난감 가족이 생겼어요.
장난감 자동차들이 즐비하고 키즈랜드라는 컨테이너 박스를 예쁘게 꾸며놓은 곳인데
그 안에는 추운 실외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놀이거리가 많았습니다.
히터도 있고 온풍기도 있고 모래놀이터와 볼풀장, DVD 시청도 가능하고 자그마한
개수대와 장난감 농구대등 환한 유리창으로 개조해서 답답함도 적은 것 같아요.
그런데 갖고 놀고서 장난감 친구들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데려가 버리고 비어있는
DVD박스와 망가진 장난감들...
여행자들의 숲속의 요정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듯 생각됩니다.
다시 방문했을 때 더 열악해지거나 그런 프로그램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면
아이들의 웃음공간도 그만큼 줄어들 테니까요.
아이들을 위해 고온살균 처리된 모래를 사용했으며 모서리엔 부상방지 장치가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래놀이터엔 장화가 준비되어 있어 아이에게 신기면 되겠어요.
볼풀장은 바닥은 쿠션이 있고 그 위로 볼들이 양도 제법 됩니다.
뛰고 놀아도 다칠 염려는 놓으셔도 되겠네요^^*
신발장엔 사용자를 위한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있고
주인을 잃은 신발 한짝이 외로워 보이네요.
처음에는 DVD도 준비되어 있었을텐데 속에 알맹이는 하나도 없네요^^;
폴리 완구도 폴리를 비롯 엠버 로이 헬리도 자취를 감추고
기지만 뎅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다들 어디로 갔죠???
숲속의 요정 관리자분들도 아이들의 잉여 에너지에 지치신듯(?)
곳곳 파손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그래도 모를 아이들이 다칠 수 있으므로 약간의 보수는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도 우리딸 꿋꿋하게 남아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놀아주니
대견하기도 고맙기도 합니다.
컨테이너 안에서 바깥을 볼 수 있도록 설치된 유리로는
밝은 채광이 들어옵니다.
딸아이 아빠...저 체구에 저 피아노가 어울리기나 하는지 표정은
아이들 못지않네요^^*
객실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소꿉놀이를 하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행복하게
기억했습니다.
월풀 욕조에서 피곤함을 달래며 물놀이를 마치고 다시 나와 저녁산책을 했습니다.
눈이 수북하게 쌓여진 캄캄한 밤의 숲속의 요정은 말 그대로 장관입니다.
어느 동화속 나라에 온 것 같아요.
그 바람에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네요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딸아이가 졸립다고 성화네요.
방으로 들어온 저희 딸은 바로 예쁘게 꿈나라로 들어가 버렸지요^^*
아빠와 오붓하게 한 잔 하며 잠깐 짬 내어 보름 때 놓친 달을 구경했습니다.
고요한 숲속의 요정에서 하루가 저물어 갔습니다.
딸아이가 입이 좀 짧은 편인데 이날 저녁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놀랄만큼의 식욕을 보여주더군요.
낮에 그토록 신나게 놀았으니 배가 많이 고팠을거에요?!
배도 부르겠다 자기만의 공간으로 인형들을 데리고 들어가
기타치는 흉내를 내며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숲속의 요정 야경은 볼 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밤이 되어 쌀쌀한 바람이 부니까 사람들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밖을 나와 보면 이렇게나 볼것이 다양한데 말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갈비뼈와 남은 고기는 엘프와 폴리의 몫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갈비대에는 살도 제법 붙어 있어서 뜯는 기분 좀 났을거에요.
휘영청 떠 있는 달이 전날 보지 못했던 보름달을 아쉬워 말라 합니다.
숲속의 요정에선 1가족에 대해 2인에 해당하는 조식을 평일(월~목)에 제공을 해줍니다.
추가인원에 대해선 5000원이 별도이며 시간은 오전 9시에서 9시 30분까지라는데
아주 푸짐하고 고급스러운 한식부페는 아니지만 공짜이고 맛도 좋답니다.
아마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들이(?) 제일 좋은 이벤트 소식이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속풀이 해장국으로 나온 북어국이 간도 딱 맞아 두 그릇을 뚝딱!!!
카페동에서 무료 조식을 먹고 한 컷 찍어봅니다.
아 참!
얘네들이 서운할뻔 했네요.
자그마한 동물농장에 살고 있는 동물가족들이랍니다.
텀블링은 일명 방방이라고 하지요.
눈이 많이 내려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지붕이 주저 앉은 탓인지
이 번 여행에선 탈 수 없었답니다.T.T.
아이 아빠가 찍은 두릅나무라는데 혹시 보이시나요???
그리고 바로 윗 사진은 겨우살이라는데 혹시 알고계시나요???
아이 아빠가 높은곳에 있는것을 줌인해서 찍었다는데 여러분들중
나무를 잘 타신다면 주인은 아무래도 따로 있을듯 싶네요^^*
계획은 아침을 먹고 남는 시간동안 12시까지 눈썰매를 다시 타는 것이었는데
집안의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바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바람에 딸은 ‘안가겠다’고 울고 떼쓰고 했는데 조만간 다시 꼭 데리고 온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잠잠해졌답니다.
오기도 쉽지 않은데 가기 싫은 마음이 교차하며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참 이것도 병인가 봅니다.
매번 항상 중요한 무엇인가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것처럼 이 알 수 없는 허무함.
짐을 다 챙겨 넣고 차에 올라타 뒤로 멀어지는 숲속의 요정을 바라봅니다.
아주 지겨울 정도로 머물다 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날이 올 수 있다면...?
그래도 생각나서 가면 늘 행복한 숲속의 요정이 있어서 앓이는 이쯤 해야겠습니다.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늦은 인사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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